“CPR이요!”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 심정지 환자에게 당장 심장과 뇌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말에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긴급 태세로 전환해 환자를 향해 후다닥 달려드는 곳, 바로 응급실이다. 외마디 외침과 같은 그 한마디에 전율과 다급함 심지어 짜릿함을 느낀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삶의 시작과 끝 모든 것이 한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만큼 응급실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한다.

응급실에 배정받은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입사지원서를 쓸 때부터 응급실 근무를 희망했기에 너무 좋아서 소리 지르며 부모님께 달려갔다.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알지 못한 채 마냥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꿈 많던 신규 간호사는 소원하던 응급실에서 많이 울기도 울고 웃기도 웃었다. 

일이 힘들고 고달픈 것은 둘째 치고, 이러한 곳에서 삶의 한 부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다. 너무나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응급실에서의 근무를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곳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분명 특별하다고 확신한다. 이 짧지만 귀중한 시간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30일 동안 매일 근무하면서 느낀 바를 일기 쓰듯 기록했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이 감성적이면서 생각 많은 응급실 간호사의 일상을 살짝 엿보면서 조금이나마 응급실의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목차-

글을 시작하며

1일 차) 나의 일요일
2일 차) 몰아치는 응급실
3일 차) 나는 출근한다
4일 차) 우리 모두 환자요
5일 차) 동료는 나의 힘
6일 차) 간호사 살려!
7일 차) 행복한 티타임
8일 차) 예쁜 생버섯
9일 차) 누구의 잘못인가
10일 차) 운동을 해요!
11일 차) 침대가 좋아!
12일 차) 보호자의 마음, 간호사의 마음
13일 차) 위염
14일 차) 돈이 최고야!
15일 차) 연애
16일 차) 욕설은 하지 않기로 해요, 약속!
17일 차) 동기야, 빨리 와
18일 차) 신체보호대
19일 차) 늦잠 잘 수 있는 특권
20일 차) 남자 간호사
21일 차) 간호사의 컴퓨터
22일 차) 신나는 동기 여행
23일 차) 자살 시도
24일 차) 마스크의 참뜻
25일 차) 눈물의 근무표
26일 차) 출산
27일 차) 구급차
28일 차) CPR
29일 차) 두 번째 크리스마스트리
30일 차) 퇴사를 고민하다

글을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