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막연하게 묻곤 한다.
간호사 힘드냐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
그럼에도 나는 간호사 일이 육체적, 정신적 객관적으로도 제법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가장 힘든 부분은 사람마다도 다르다.
누군가는 살얼음 같은 인간관계, 밥을 제대로 못 챙겨먹는 것, 삼교대로 생체리듬이 깨지는 것
끝없는 공부의 부담 등 이유는 다양하다.
나의 경우엔 압박감과 긴장감이 가장 컸다.
 

간호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지만
동시에 얼마든지 환자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
고의 없는 실수와 무지가 직접적으로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중환자실이라는 부서의 특성도 있겠지만
언제든 CPR이 발생할 수 있고, 긴장을
놓을 수없는 분위기가 숨이 막혔다.
 

나는 매일 출근하면서 기도했다.
"오늘도 일을 잘할 수 있게 해주세요.
좋은 간호사, 좋은 동료이게 해주세요."
기도가 통하는 날도 있고, 꽝인 날도 있지만
하루도 기도하지 않은 날은 없었다.
 

데이 출근 전, 아직은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뜨는 해보다는 별을 더 많이 봤던 새벽의 무거운 발걸음.
이브닝 출근 전, 활기찬 거리와 사람들을 뚫고
우울하게 출근하고 하루의 끝에나 퇴근하는 걸음.
나이트 출근 전, 하루를 마친 이들의 평온함은 외면하고
오직 스테이블을 기원하며 어둡고 무겁게 출근하는 걸음.
그 걸음걸음들에 기도를 더해본다.